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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기의 시카고 에세이] 시카고, 2022

시카고는 ‘바람과 함께 춤을’ 출 수 있는 도시다. 여름이면 백사장에서 수영복을 입고, 겨울이면 털모자에 목도리를 두르고 호숫가의 빙판 위에서 스케이트를 지치며 바람의 허리를 부여안고 멋있는 스텝을 밟을 수 있는 도시다. 바람이 훈훈할 수도 있으나 사정에 따라 매서울 때가 있어 조심해가며 사랑스럽게 리드를 해 나가야 한다.   시카고는 사계절이 뚜렷한 도시다. 다만 봄과 여름이 다소 짧아 아쉬움을 남기긴 하지만 그만하면 다소 백치미가 있는 아주 매력적인 도시다. 멀리서 보면 더욱 사랑스럽다. 뉴욕처럼 무분별한 고층으로만 되어 있는 도시가 아니라 중, 저, 고층이 고루 섞여 현대 도시의 미각적 자태를 한껏 뽐내고 있다.   봄으로 들어가는 3월 초 “성 패트릭 데이”에는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강물이 온통 녹색으로 물들여져 겨우내 얼었던 시민들의 가슴을 녹이고 가로수에 몽우리 진 꽃들을 설레게 한다. 그리고 뜨거운 한낮의 여름, 하늘과 맞닿은 푸른 물결 위로 하얀 돛배들이 눈부신 뭉게구름과 함께 떠있는 파노라마를 철새들이 쉬어가는 도시의 뒷모습과 함께 보노라면 환상에 빠지기 쉽다. 더욱이 도심의 늘어선 빌딩의 아가씨들이 길 건너 호수에서 물놀이를 하고 모래사장에 누워있는 모습은 동화 속 요정을 방불케 한다.     낙엽 진 그 가을 호숫가를 따라 뛰어가는 젊은 남녀의 무리와 자전거 행렬은 계절의 멋을 더욱 진하게 하며, 겨울은 푹 빠지는 하얀 눈이 얼음 호수와 함께 끝없이 뻗어나가 신비스러운 겨울 왕국임을 실감케 한다. 그리고 저녁이면 시카고 특유의 은은한 백색 재즈와 어마 무시한 스테이크, 아주 두꺼운 피자를 풍미하는 고딕풍의 초록색 식당 지붕이 그 곁의 커다란 주황색 둥근 가로등 불빛과 아주 잘 어울린다. 시카고는 그래서 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도시로 종종 소개되고는 한다.   금년도 호랑이해 2022년에는 시카고가 할 일이 많다. 시카고는 인구가 비록 270만 명으로 작은 도시이나 1일 생활권에 속해 있는 소위 ‘Chicagoland’는 천만 명 가까이 산다. Chicagoland는 8개의 county로 구성되어 광활한 지평선에 크고 작은 도시 374개가 시카고를 중심으로 1개의 수도권처럼 붙어있고, 그 외 미 중부지역 전체에 뿌려져 있는 수천 개 도시를 연결하는 공항과 철도의 교통 중심지이다. 시카고 오헤어 공항은 세계에서 2위로 가장 바쁜 공항이다. 미국의 중부지역은 곡창지대로 주로 백인들이 많이 살아 미국의 동, 서부와는 다른 면에서 보수적인 것을 많이 느낄 수 있다.   우선 시카고는 그 동안 코로나로 침체되었던 사회적 분위기가 과거와 같이 생동감 넘치는 거리로 변할 것이며, “밀레니엄 파크”에는 젊은이들의 축제와 파티가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그 옆의 축구장의 함성과 경비행기의 축하 공연도 물론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모두 예전처럼 직장에 나와 웃으며 근무를 하고,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뛰노는 소리가 담장을 울릴 것이다.   그리고 시내 한가운데 자리를 차지한 선물시장, 곡물시장도 뉴욕의 주식시장과 함께 활기를 띠어 온 국민이 웃으며 풍요로움을 느낄 것이며 길거리의 야외 테이블에 여유롭게 앉은 손님들에게 종업원들은 분주히 와인과 음식을 나를 것이다. 그 옆의 호텔은 지금 막 도착한 관광객들의 가방으로 부산한 모습이다.     한편 코로나는 새로운 치료 약으로 완전히 사라져 인간은 더 오래 살수 있는 면역력을 가지게 되었으며 병원은 각종 의료 발달로 환자 수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그래서 시카고는 금년에 할 일이 너무 많다. 세계적으로 못다 한 숙제를 풀어 아름다움도 보여야 하겠지만 모범적인 면모도 부여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시카고는 바람의 도시다. ([email protected]) 한홍기한홍기의 시카고 에세이 시카고 시카고 오헤어 시카고 특유 현대 도시

202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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